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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出)력, 책쓰기/바이시클 다이어리

유럽을 자전거로 여행하려면 얼마나 건강해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군대를 다녀온 정도의 체력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힘들면 쉬고, 높은 언덕에서는 기어를 낮추면 될 일이니까. 만약 체력이 약해 장기간 자전거여행이 걱정된다면, 한 달 정도의 간격을 두고 천천히 준비하면 충분할 것을 권한다. 시속 20~30㎞/s를 유지하면서 평지를 1~2시간 정도 달리면 등줄기에서 땀이 난다.


오르막 코스를 도전하고 싶다면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서울타워를 오르는 S자형 코스를 추천한다. 성남이나 분당 쪽에서는 남한산성을 오르는 코스도 연습용으로는 괜찮다. 서울 용산에서 출발한다면 당일치기 코스로는 연신내를 거쳐 송추 방향으로 가는 은근한 오르막 코스도 경관이 수려하다.


좀 더 먼 예행연습을 하고 싶다면 강화도까지의 1박 2일 코스도 좋다. 그렇게 계속 자전거를 3주 이상 꾸준히 타다 보면 당신의 심장이 업그레이드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이외에 헬스장을 다니며 허벅지 근육만으로 상체를 굽혔다 펴는 일명 ‘스쿼트’라는 운동을 4주간 실시했다. 처음에는 맨몸으로 자세를 교정했고, 2주 이후로는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가벼운 바벨을 들고 실시했다. 스쿼트 운동은 실제로 유럽에서 로텐부르크로 가는 빗길의 언덕을 넘을 때 효과를 발휘했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여성분들이라도 평지 위주의 주행코스를 선택한다면 자전거 여행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중고등학교 체력장에서 100미터 달리기를 완주하지 못할 정도만 아니었다면 충분하니 말이다.


당장 유럽에 가야 하는 게 아니라면 최소한 이 정도의 국내연습은 마치고 유럽으로 달려가는 게 어떨까 싶다. 2주 이상의 여행이 계속되면 체력적인 한계가 분명 한 번쯤은 오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적인 여력이 된다면 가벼운 자전거를 구매해 체력소모를 줄이면 더욱 좋다. 하지만 자전거 유럽여행을 떠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전거의 성능이나 무게가 아니라 라이더의 ‘열정과 끈기’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라이더의 심장이 곧 자전거의 엔진이고, 라이더의 허벅지 근육이 곧 자전거의 바퀴인 셈이다.